산벚이 엊그제 피더니 다시 이우는 이맘때 봄의 자연은 참 아름답습니다.
무심히 바라보는 뭇생명체 하나하나에도 진지한 목숨의 정령이 서려있는 듯, 삶의 의욕이 너무도 충만한 계절입니다.
여기저기 때이른 철쭉이 지는 산벚꽃의 뒤를 이어 다시한번 온 산야를 물들이기로 작정하고 준비하고 있나 봐요.
산중턱엔 청설모 한 마리가 도토리를 깨물고 기계적으로 껍질을 뱉어내니 '톡톡톡' 연속하여 떨어집니다.(사진상으론 안 나타남.)
그러다가 스마트폰 찰칵 거리는 소리에 놀랐나 입이 사알짝 벌어지는가 싶더니 그만 "톡~"
허망한 마음....역력하지요?
'망했다 망했어. 이걸 어쩌나..'
원망하며 쳐다보는 눈(?) 어쩌나요!
'괜히 찍었나..........................................'
안타깝게도 그냥 그곳을 뜨기로 마음먹었는지 고개를 돌립니다.
'어휴 할 수 없지. 딴 데 가서 또 찾아봐야지. 지난 가을 사람들이 너무 많이들 주워가서 찾기 쉽지 않겠지만 어떡하겠어.....'
이내 펄쩍 뛰어 저 나무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나무에서 산다고 빛깔이 나무를 닮았을까..
청설모, 나무와 구별이 잘 되지 않아 스마트폰의 10배 줌도 더 이상은 소용이 없었습니다.
내려오는 길
미풍에 하늘거리는 꽃잎에 마음이 잠시 설렙니다.
발에 밟힐 듯한 산비둘기 한 쌍이 카메라 플래시 소음에도 인기척에도 끔쩍 않고 제 먹이 찾기에 바쁩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저런 그늘진 곳에서 뭘 찾는지 알 길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