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당신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2017년, 먼저 세상을 떠난 김복순씨는 이렇게 남편 신숙진씨(81)에게 유언을 남겼다.
정천면 무거마을로 시집온 뒤 평생 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이들 부부는 고향에서 잘 살아온 것을 감사히 여기며 지내왔다.
홀로 남겨진 신 할아버지는 "아내의 아름다운 뜻을 생전에는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사는 것도 버거운 나이이지만 아내와의 각별한 사랑으로 살아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지금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또 특별한 소득은 없지만 푼푼이 모은 자식들이 준 용돈과 농삿일로 얻어진 소득을 조금씩 뭉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올해도 지난 14일 정천면을 방문해 현금이 든 봉투를 말없이 놓고 갔다.
암으로 사망한 아내 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해도 현금 70만원을 기부한 것이다.
아내 김씨는 암 투병 중 자신이 사망하게 되면 가진 것의 일부를 꼭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달라는 뜻을 밝혔고, 남편 신씨가 그 약속을 3년째 지키고 있다.
신씨의 첫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으며, 2017년 연말부터는 정천면내 저소득층 아동에게 장학금 및 교복구입비로 지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