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오는 추석날 오후 4시경 임실 옥정호 붕어섬을 찾았다. 긴 추석 연휴는 명절음식 만큼이나 나른하고 느끼했지만 붕어섬 생태공원의 빗속의 꽃들은 너무도 상큼했고 와~ 인파도 추석날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매표소 긴 줄은 말할 것도 없고 매표소까지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미니버스도 쉼없는 뺑뺑이~ 우리 진안의 용담댐이나 탑사를 품은 마이산에도 뭔가 사람을 부르는 일(?)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고요한 숲속의 정원 같은 편안함과 아울러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줄 어쩌면 좀더 쇼킹한 볼거리를 찾는 시대가 온 건 아닐까... 모처럼 마주한 가족들의 정겨운 미소와 꽃들의 환한 모습에 연신 내리는 가을비도 조심조심...
10월 3일 목요일, 홍삼축제가 열리는 첫날이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다. 흐리기만 했으면 그나마 좋으련만 어느새 간간이 빗방울이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진안이 고원지대인 만큼 어느 정도 쌀쌀한 날씨는 감안하고서라도 아! 조금은 실망... 하지만 우산을 받고서라도 축제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따뜻한 방구석을 점령한 사람들과 빗속의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과 생각의 차이는 있는 법이니.....각자 나름대로의 휴일을 혹은 축제를 즐긴다. 간간히 우산을 받쳐든 사람들 사이로 축제와 계절의 벽이 공존함을 느낀다. 얇은 패딩족도 등장, 불과 3일 전만 해도 여름이었으나 오늘은 벌써 초겨울? 변덕스럽고 괴기스러울 정도의 기후 변화에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힘이 곱절로 든다. 그러나 내일은 다시 내일의 해가 떠오르는 법. 화창한 내일의 축제를 기다리자...언제나 모두 좋을순 없지!
문득 한 병원 앞을 지나다 보니 이색적인 풍경이 시선을 끕니다. "병원장이 쏜다!" 간식 차량 안에서는 음식을 준비하는 서너명의 청년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띄고 차량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거나 줄 서는 모습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에 날씨까지 속을 썩이는 요즘처럼 삭막하고 무덥기만한 계절에 참 단비 같은 이야깁니다. 어디에선 아이가 응급실에 제때 못가서 소생치 못하고 있다, 서울서 손가락 잘린 아기가 영종도에 가서 접합수술을 했다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심란한 시기에 상급대형병원에서 못하는 일들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몇몇 종합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들과 업무량으로 무척 힘들 터입니다. 그런 고된 의료진을 위해 간식을 준비 중인 병원 앞을 지나오며 더운 열기를 식히는 시원한 차 한잔을 얻어마신 기분으로 발길을 재촉해봅니다.
산벚이 엊그제 피더니 다시 이우는 이맘때 봄의 자연은 참 아름답습니다. 무심히 바라보는 뭇생명체 하나하나에도 진지한 목숨의 정령이 서려있는 듯, 삶의 의욕이 너무도 충만한 계절입니다. 여기저기 때이른 철쭉이 지는 산벚꽃의 뒤를 이어 다시한번 온 산야를 물들이기로 작정하고 준비하고 있나 봐요. 산중턱엔 청설모 한 마리가 도토리를 깨물고 기계적으로 껍질을 뱉어내니 '톡톡톡' 연속하여 떨어집니다.(사진상으론 안 나타남.) 그러다가 스마트폰 찰칵 거리는 소리에 놀랐나 입이 사알짝 벌어지는가 싶더니 그만 "톡~" 허망한 마음....역력하지요? '망했다 망했어. 이걸 어쩌나..' 원망하며 쳐다보는 눈(?) 어쩌나요! '괜히 찍었나..........................................' 안타깝게도 그냥 그곳을 뜨기로 마음먹었는지 고개를 돌립니다. '어휴 할 수 없지. 딴 데 가서 또 찾아봐야지. 지난 가을 사람들이 너무 많이들 주워가서 찾기 쉽지 않겠지만 어떡하겠어.....' 이내 펄쩍 뛰어 저 나무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나무에서 산다고 빛깔이 나무를 닮았을까.. 청설모, 나무와 구별이 잘 되지 않아 스마트폰의 10배 줌도 더 이상은 소용이 없었습니
그냥 봄이어도 될텐데.. 힘들게 꽃을 안고 온다. 겨울의 혹독함을 의연하게 견디며 색다른 계절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을 자연의 일상은 참으로 정직하다. 여리게 핀 봄의 꽃들은 온전한 기쁨으로 바라보는 이외의 또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꽃들아! 예쁘게 피워내지 않아도 괜찮아. 수수히 자리를 지켜주기만 해도 봄이라서 꽃이라서 참 반갑구나!" 누구에게나 공평한 햇살과 바람과 공기와도 같이 우리에게 아니 저기 저 담벼락 아래 고양이에게도 이 봄의 기쁨을 선사해준 그대는 꽃이어서 이 봄 끝없이 행복하기를.........
"진안군의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지정 장소가 창피하군요 이렇게 관리하려면 차라리 표지판을 제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지난 6일 진악군 홈페이지 소통의 창에 방문객 조모씨가 올린 사진이다. 이 곳은 진안군농업기술센터 반월저수지 인근에 시설된 사진찍기 명소 지정구역이다. 저수지를 배경으로 마이산을 조망하면서 사진을 찍게 해 놓은 곳인데 시설물 관리가 제대로 안돼 표지판이 기울고 너저분한 마른 줄기들이 난간을 휘감고 있으며 일부는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다.
마이산명인명품관 건물 앞을 파헤쳐 걷어낸 폐기물이 잔뜩 쌓여 있다. 이곳은 북부 마이산 정문에 가까운 곳이다. 또한 마이산의 입구로, 많은 관광객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지 이미지와 배치되는 볼썽사나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주변 상인은 '벌써 보름 이상 이런 꼴로 방치돼있다'고 전했다. 사정을 살펴보니 진안군에서 명인명품관 지하층에 물이 새 공사를 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계속되는 누수로 골머리를 앓다가 공사를 시행한 것이다. 앞 보도블럭을 들어내고 방수포를 덮고 건물 부근 지표면에 수로를 내는 공사를 하는 중이다. 이렇게 해 지하층에 누수를 잡고 보다 적적한 활용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예산은 8,000만원이 들어간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완전한 방수도 아니라는데, 땜질식 예산집행은 아닌지 의아해 하는 군민이 많은 듯하다.
북부 마이산의 인공폭포시설이 고장으로 멈춰있다. 폭포수를 끌어올릴 펌프시설이 고장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하러 온 방문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북부 마이산 인공폭포시설은 언제부터 서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라고 한다. 인공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를 흘려보낼 도랑시설도 말라 있다. 시설도 엉망이다. 도랑은 깊게 파 놓아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도랑을 건너는 징검다리는 형식적이다. 물도 없는 곳에 징검다리시설은 여기저기도 만들어 놨다. 깊게 파인 도랑은 가장자리를 조경석으로 마무리해 일부는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일부는 설치하지 않았다. 뾰족뾰족 튀어나온 조경석은 예리하다. 취약시간대 방문객의 부주의가 따를 경우 도랑에 빠진다면 대단히 위험해 보인다. 인근 주민은 "저런 시설에 운영비 들여가며 뭐하는 짓이냐"며 반문한다. 진안군 관계자는 "시설을 점검하고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이런 시설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남부 마이산 탑사의 고즈넉한 여름풍경.. 관광객의 발길이 한산한 요즘, 푸르른 남부 마이산 주변 산세와 아름다운 절경은 고요하면서 차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탑사 입구 탑영제.. 잔잔한 물결위의 오리배는 손님을 기다리며 제자리에 하염없이 떠 있다. 이따금씩 탑사를 찾는 방문객들이 본당에 들러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소원을 빌거나 천지탑의 신비함에 넋을 잃고 감상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 곳에서는 역고드름이 열리는 신비한 공간과 마이산 시비, 큰 북이 설치된 사물각도 볼 수 있다. 벛꽃이 피어나는 화려한 봄날, 온 천지가 단풍으로 물들어 마음까지 흠뻑 젖어드는 가을 그리고 돌탑위의 수려한 설경을 자랑하는 겨울 외에, 녹음이 제대로 우거져 오직 산의 모습만 돋보이는 이 계절에도 남부 마이산은 휴식과 힐링의 장소로 손색없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