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거리에 생동감이란 아예 없었다.
일요일 오후 4~5시경 풍경!
예전 같았으면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기 무서울 정도의 인파, 초상권이니 뭐니 해서 꺼내들기도 민망하던 카메라에 잡히는 건 약간의 가족단위 관광객을 제하면 홀로족들 몇몇이 적막감을 다스리고 있을뿐이다.
평소대로라면 네거리수퍼 앞은 공연이 열리고 자유롭게 흩어져 오가며 관람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한평생 노래만 했을 것 같은 사람이 열창하는 흘러간 유행가가 추억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장소이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는 아름다운 저 사람은 가족은 없나! 저러고 다니면 생계는 어쩌나! 저 앞에 놓인 모금함은 뭔가! 저걸로 뭘 어쩐단 말인가... 등등
하염없는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 사람들을 보며 노랠 들으며 오고가던 자리.
그것뿐이랴, 어설픈 학생들의 춤 공연, 연세 있어 보이는 분들의 사물놀이 공연, 어떤 중년 여성의 한 맺힌 듯한 가요 퍼포먼스...
그런 건 다 제대로 휴일이다.
이곳은 한옥마을 중 가장 많은 인파로 붐비는 곳!
평소라면 줄서야 살 수 있는 꼬치구이, 마약육전(적이던가?) 그 메뉴도 평소 습관처럼 줄서는 시늉에 불과한 모양새로 보인다.
그렇게 많던 외국인들도 글쎄 한두 명 본 게 전부였다면 비약일까!
객(客)을 끝없이 기다리는 듯한 빈 의자!
제기를 몇개 담아두고 제기차기를 기대하며 홀로 돌의자에 앉아계신 주인장!
셔터를 누르고 싶었으나 참았다. 쓸쓸함이 더하여 슬픔이 될까봐.
임대라고 써 붙인 곳곳도 더 많아진 듯하다.
불경기에 장사도 힘들텐데...
포근한 주말에도 한옥마을은 아직도 한겨울.
혹한이 없어 좋았던 이 계절의 머리 위로
더욱 힘쎈 빙하(氷河)가 인류를 붙들고 얼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