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참 귀한 식재료였던 적이 있었지요?
갓 구워내어 간장에 밥을 싸서 너무도 맛나게 먹던 시절을 현재 약 사오십대 이상이라면 아마도 기억할 거라 봅니다. 그때는 가난해서였는지 생산량이 적어서였는지 책받침만한 크기의 김 한 장씩 아니면 많으면 두 장씩을 어머니로부터 배급받아, 밥상 위 빈 공간에 놓고 빨리 없어질세라 가능한 한 작게작게 뜯어 마치 밥을 포장하듯이 공들여 싸 먹던 생각이 납니다.
할머니께서는 '해후'라고도 하셨는데 '김이면 될 걸 할머니는 왜 또 촌스럽게 저렇게 부르실까' 하고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후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애들이 김을 그냥 구워주면 싸먹기가 귀찮다고 잘 안 먹어서 조미구이 한 김을 사먹곤 합니다. 어쩌다 어른들은 간장에 파에 참기름에 깨소금을 더해 싸서 먹기도 하지만 아무리 맛난 김을 사와도 그때 그시절의 맛은 안 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당연 기름지고 조미료 맛이 나는 조미구이 된 김을 훨씬 선호하고 김부각도 과자 같다며 좋아하지요.
어쩌겠어요. 세월따라 입맛도 변하는 것을..
검은 바탕에 희게 부풀어오른 김부각, 솔솔 뿌려진 참깨 만큼이나 고소하고 맛나는 추억이 밀려오는 설이 다가옵니다. 추워서인지 어쩐지 그냥 김보다는 기름기가 돌아 바삭하고 오동통하며 살짝 간간 고소한 게 그립네요. 덕분에 우리 어머니들의 분주한 손길도 쉴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