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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칼럼]군민을 위한 예산은 과연 무엇인가(2019년 제1회 추경예산 심의과정을 보며)

 

진안군은 상반기 지역 경제 활성화 및 현안 사업 추진을 위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으로 본예산 4,293억원 대비 214억여원이 증액된 4,507억여원을 편성했다. 이는 당초 본예산 대비 5%가 증가한 규모로 일반회계는 178억여원, 특별회계는 수질개선특별회계 24억여원을 비롯해 농어촌소득지원기금 특별회계 10억여원 등 35억여원을 증액했다.

그러나 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57억여원이 삭감되었다. 증액편성된 214억 중 일반 회계 178억원 대비 32%정도가 삭감된 셈이다.

 

진안군 의회의 삭감 사유는 대강 이렇다.

마이산 수묵전 지원 사업의 경우 수묵 전시를 통해 진안군의 홍보 효과나 타당성 미흡으로 보았고,  전국 국민 금척 독후감 공모 대회와 금척 기념품 제작은 '금척'이라는 책에 대한 외부 평가 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으로 보고 독후감 대회나 기념품 제작 모두 시기 상조로 판단했다.

또한 가장 많은 36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제출된 마이산 관광 단지 유원 시설 부지 매입은 어려운 군정 체제 아래 큰 규모의 사업 논의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되고 아직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므로 부지 매입비 예산은 반영할 수 없는 것으로 처리한다고 했다.

또한 국,도비가 포함된 말 산업 특구 지원사업비 1억6천여 만원과 시군 거점 축산물 산지 가공 유통 시설 구축 사업비 4억9천만원도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

마이돈 테마공원 보도블럭 설치 공사는 군민들과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 지역에 보도 블럭을 설치할 경우 당초 조성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봤고 홍삼 스파와 홍삼빌 노후 시설 유지 관리 및 보수 공사는 위탁 시설물의 유지 관리에 대해 위탁자가 감당할 부분으로 군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23건 대부분의 삭감 사유로, 의회는 집행부의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하고 사업으로 인한 효과 미흡 우려, 예산 낭비, 비효율성 등을 들고 있다.

 

이처럼 삭감된 이유로만 보면 군 직원들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지역 주민을 위한 발전적 연구 검토가 결여됐다고 보기 쉽다.

하지만 이를 편성한 집행부 입장은 좀 다르다.

지역 발전을 위해 편성한 예산을 조정하고 협의해 풀어가야 마땅한데  심사숙고 없이 잘라 버리는 듯 하다고 한다.

더욱이 사전에  의회에 제안 설명을 했고 2일간에 걸친 심사 기간을 통해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임을 설명했는데도 이를 공감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관련 직원들은 세부 사안에 대한 예산에 머리를 맞대는 긍정적 접근이 아쉽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사업의 경우 본질을 떠난 감정적 처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군수가 없는 상황이니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한숨섞인 어조도 들린다.  의회가 행정을 길들이기 하려는 느낌마저 든다는 속내도  비치고 있다.

30년 넘게 진안군 행정에 몸 담았던 전직 공무원  A씨는 "공무원이 예산이 없으면 할 일이 없어진다. 공무원이 본연의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손해는 군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시작하면서 들어가야 할 예산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시점에서부터 활성화되고, 시도해 보기도 전에 성공을 담보하는 사업이 어디 있겠는가. 집행부의 예산을 의회가 깎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예산 담당부서 B실장은 "가장 많은 예산인 36억원의 마이산 관광단지 유원 시설 부지 매입비의 경우 지방교부세 등 국비가 더 내려와서 이번에 부지를 확보해 군유지를 좀 더 늘려 투자 선도지구 공모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추기 위해 고심해 편성한 예산임을 설명했으나 의회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금척 독후감 공모 대회와 금척 기념품 제작, 가위 박물관 뮤지엄숍 리모델링도 금척이라는 역사적 명제를 선점해 스토리텔링을 통한 지역 이미지 제고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외부 평가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부분이므로 예산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함께 홍삼스파와 홍삼빌 노후시설 유지관리 및 보수공사 또한 위탁자가 감당해야 한다며 이 예산도 삭감했는데,  진안을 방문해 대표적으로  찾는 스파가 동네 목욕탕 수준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진안의 홍삼 이미지가 실추돼 마땅이 공공적 시설 개선이 필요한 예산이라는 것이다.

 결국 의회와 행정의 관련 사업에 대한 이견으로 2019년 1회 추경 예산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의회는 의회대로 행정은 행정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예산을 세우는 부서나 심의하는 의회 나름대로의 고충과 애로가 있고, 제각기 맡은 분야에서 계획을  세우고 심의함에 있어 타당하고 충분한 이유는 모두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의회에서는 쓸데없는 예산이라 하고 행정에서는 너무도 많이 삭감해서 할 일이 없다고 하는 상황이다 보니 다소나마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처럼 막대하고 중요한 일을 결정함에 있어 두 기관은 모두 개인의 사적인 욕심이나 감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국가와 군민을 위해 존재함을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참으로  군민을 위한 길인지 더 많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인간인지라 때로 감정이 앞서고 사욕이 떠오를 수 있겠으나 언제나 공무원은 공복이고, 의회는 군민을 대변하는 대의 기관이다.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보다 나은 나라와 진안의 미래를 위해 합치 (合致)하기를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국가와 군민의 부름을 받은 자의 사명이자  특권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군정을 행정과 의회가  함께 힘을 모아  바르게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편집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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