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오전 10시, 진안군청 앞에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송전탑 반대 진안군 대책위원회(이하 송전탑대책위, 상임대표 박시진)’ 발대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전춘성 진안군수, 전용태 전북도의원, 동창옥 진안군의장 등이 참석했다.
송전탑대책위는 부귀주민대책위원회, 정천주민대책위원회, 주천주민대책위원회, 진안군농민회, 진안군시민연대, 진안군의회, 진안군카톨릭농민회, 진안녹색평화연대, 진안YMCA, 더민주진안혁신위, 진안시민방송, 무진장여객민주노총 진안지부, 김대중재단 진안지회, 진안로타리클럽, 무진장여객, 진안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 달빛정류장, 주천면청년회, 진안군이장단협의회 등 19개 단체로 구성됐다. 개회사에서 박시진 상임대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적시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송전탑은 자연환경과 주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다수의 연구에서 고압 송전선 주변 거주자들은 백혈병 및 암 발병 위험 증가, 신경계 질환 및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및 기타 질병 등 많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둘째, 송전탑 건설을 주민 동의 없이 일반적으로 강행한다는 점이 문제다. 얼마 전 대전지방법원은 송전탑 건설 관련 주민들이 제기한 ‘입지선정위원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 주민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한, 얼마 전에 통과된 전력망특별법(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법안 내용에 주민은 의견수렴의 대상일 뿐 결정구조에는 참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주민 의사가 반영되는 법안 개정도 요구했다.
셋째,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송전탑은 가고 기업은 오라고 주장했다. 송전탑을 건설하는 이유는 기업을 위한 것이므로 송전탑을 건설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송전탑 건설을 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지방이전을 위해 노력해야 지역 균형 발전은 물론 지역소멸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송전탑 반대 이유에 이어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송전탑 건설 계획 중단, ▲지역주민과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 선행, ▲관련 기업 지방이전, 선로 지중화 등 대체 방안 적극 검토하라는 것 등이다.
발대식을 마친 박시진 상임대표는 “진안군에 송전탑이 세워진다면 당장 우리에게는 큰 짐이 되고 앞으로 이 땅에 살아갈 후손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 땅에서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에게 청정 환경과 안전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송전탑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송전탑대책위 집행위원인 최봉규 정천면이장협의회장은 “정천면에는 아이들 건강 때문에 내려온 가족들이 많은데, 이들이 송전탑이 세워졌을 때는 정천면에서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며 “정천면 뿐만 아니라 부귀면·백운면·마령면·성수면에도 귀농귀촌·농촌유학 등 임대주택을 준비하고 있는데, 과연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송전탑을 보고도 진안으로 내려오려고 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발대식을 마친 송전탑대책위 주민들은 진안읍내를 돌며 송전탑 반대운동을 전개했다.